“권력과 자본을 비판하고 감시·감독하는 것이 언론의 사명임에도 불구하고 지금 한국 언론은 우리를 지배하고 있는 수구세력의 핵심이다.”
미디어오늘이 독자 초청 이벤트로 준비한 ‘족벌언론과 지배세력 혼맥’ 특강이 22일과 23일 두 차례에 걸쳐 전국언론노동조합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신학림 미디어오늘 사장은 이날 특강에서 “한국은 1만 명 정도의 특권 계급이 돈과 권력과 명예를 독점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실력으로 경쟁해볼 기회조차 원천적으로 박탈당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신 사장은 “언론노조 위원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내걸었던 구호가 ‘언론이 바로서면 나라가 바로 선다’였는데 언젠가부터 언론을 바꿔서 세상 바꾸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면서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동아일보를 비롯해 매일경제와, 문화일보, 세계일보 등 국민들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족벌 보수언론과 그리고 이들의 기득권 동맹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 신학림 미디어오늘 사장. 사진=이치열 기자 |
신 사장은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많은 것들이 얽히고 설킨 혼맥에 의해 결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 사장의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 재벌가가 혼맥으로 엮이기 시작한 건 박정희 군사독재 시절부터다. 1960~1970년대에 수입 허가는 엄청난 특혜였다. 한국 경제의 고도 성장은 박정희 정권의 특혜와 노동자의 저임금으로 이루어졌다. 경제권력과 정치권력이 공동체가 된 것이다.
신 사장은 “1만 명도 안 되는 특권 계급의 지배를 막으려면 1987년 민주화 혁명과 같은 민중의 힘을 통해서 판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사장은 “자산규모가 일정이상인 기업 집단군에 한정해 이를 테면 2조원 이상 되는 재벌은 최대주주의 12촌까지 특수관계인으로 한다든가 하는 법률을 제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