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표 협의 관철시킬 목적이었다면 ‘전략미스’◀↑

여야 대표 협의 관철시킬 목적이었다면 ‘전략미스’
실제 문 대표의 탈당요구 이후 새누리당은 급격히 한 목소리를 내면서 강하게 반발했다. 6일 조원진 의원은 “천모 의원이 말한 ‘너나 잘하세요’라는 말이 생각난다”고 문 대표를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7일에는 김정훈 정책위의장이 “국정에 전념하는 대통령을 흔들어 ‘여권의 분열’을 유도하는 정략적 의도”라며 여권결집을 우회적으로 촉구하기도 했다. 친박과 비박의 내홍이 소강상태에 접어든 것과 맞물려 결과적으로 & #39;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 #39;의 구도가 형성된 셈이다.
일련의 과정을 지켜본 정치권의 한 핵심관계자는 이렇게 분석했다. “이번 공천룰 파동은 당초 친박과 비박, 친박수장(대통령)과 비박대표의 싸움구도였다. 이런 구도에서는 ‘전략공천을 하지 않겠다’는 김 대표의 명분이 약하지 않다. 그런데 야당이 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하면서 여대 야의 구도가 만들어져 버렸다. 여대 야의 구도가 만들어지면 여권은 급속도로 결집, 야당의 주장을 정치공세로 규정하고 대응한다. 그 과정에서 ‘안심번호제’라는 여야 대표의 협의 내용도 포함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문 대표 입장에서는 청와대와 국회의 대립구도를 생각했을지 모르겠지만, 친박수장이 아닌 청와대(대통령) 대 국회의 구도에서는 국회가 이길 수 없다. 이는 유승민 원내대표 사퇴정국에서 명확히 확인됐다”면서 “만약 문 대표가 협의내용을 관철시키기 위해 김 대표에게 힘을 실어줄 목적이었다면, 사실상 전략미스가 아닌가 의심될 지경”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 대표의 탈당요구에 청와대는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입장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그런 것 없다”며 아예 없는 일처럼 반응했다. 새정치연합도 6일까지 대통령 당적정리를 한번 더 요구하더니 7일부터는 언급을 자제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여권에 대한 정치공세나 ‘안심번호 공천제 관철’이라는 두 가지 목적 중 어느 하나도 얻어내지 못했다. 오히려 체면만 구긴 채 ‘대통령 탈당요구’라는 미래에 주요하게 사용될 카드를 미리 소진한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