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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임을 위한 행진곡, 그리고 잊지 않기 위하여 ◈

작성자
동수원
작성일
2018.01.07
첨부파일0
추천수
0
조회수
163
내용
합수 윤한봉 선배. "광주의 마지막 수배자"였던 그가, 시애틀에서 운전해서 두 시간 정도 떨어져 있는 벨링햄이라는 곳의 항구로 망명한 것은 미국 동포사회에도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처음 합수 형님을 만났을 때 인상은 온화하면서도 강건했습니다. 수수한 흰 한복 차림으로 있으시길 좋아하셨고, 허름한 청바지에 낡은 셔츠 차림일 때도 있었습니다. 늘 뭔가를 줍고 쓸고 하시면서 청소하시는 모습이 가장 눈에 많이 띄였습니다. 형님이 일궈 낸 민족학교에서 미 전역에서 뜻을 함께 하는 사람들이 모여 가지는 대회에서, 형님은 날카로운 정세분석과 함께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나가야 할 것인가에 대해 늘 이야기하셨습니다.

형님은 스스로 자기가 이렇게 버티고 있는 것이 죄의식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살아남은 자가 갖는 죄의식. 그것은 형님을 짓눌렀지만, 형님이 그렇게 지난한 싸움을 할 수 있는 힘의 원천이기도 했을 겁니다. 그 때를 회상하면 형님은 꼭 한 분의 이름을 불렀습니다. 윤상원. 때로는 눈을 지긋이 감으며 입술을 깨물기도 했고, 그냥 멍하니 어딘가를 보고 있다는 생각도 들 정도로, 그 이름에 대해 형님은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듯 했습니다. 그리고 형님이 가장 아꼈던 친구이며 후배가 바로 이 윤상원이었다는 것을 직접 듣고 나서, 저는 님을 위한 행진곡의 유래도 듣게 됐습니다.

들불야학을 운영하던 박기순과 광주 도청을 지키다가 사살된 윤상원의 영혼 결혼식. 우리가 요즘 정치권에서 저렇게 그 제창 여부를 둘러싸고 대립하고 있는 그 노래엔 이런 사연이 있었던 겁니다. 그런데 이 노래에 색깔론을 씌워서,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기 전까지 계속 불리웠던 노래가 제창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요.

박근혜 정부는 교과서 왜곡을 통해 친일의 역사를 감추려 해 왔습니다. 이런 역사왜곡은 당연히 그들의 부끄러운 과거를 지워 없애려는, 특히 박정희의 과거와 그의 시대에 벌어졌던 일들을 감추려는 의도가 있겠지요. 일제 시대의 부끄러운 역사를 지우기 위해 그들은 3.1 운동으로 인해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세워졌다는 것을 굳이 부인합니다. 또 박정희 독재의 연장이라고 할 수 있었던 전두환에 맞서 싸운 광주의 민중 항쟁사를 지워버림으로서 투쟁의 역사가 기억되지 않기를 원하는 것이지요.

그 당시 전두환의 군부는 5.17 비상계엄을 통해 김대중을 반란 혐의로 잡아 넣을 계획을 세웠습니다. 반란의 수괴는 사형에 처할 수 있기 때문에, 그를 반란의 수괴로 몰아붙여 죽일 생각이었던 것이지요. 그러기 위해선 알리바이가 필요했습니다. 군부는 그래서 광주를 자극해 민주화 운동이 일어나도록 만듭니다. 그리고 이 상황이 "김대중의 명령으로 일어난 것"으로 만들려 했었지요. 그러나 최근 미국의 기밀 문서 해제로 밝혀졌지만, 미국은 한국 민중이 들고 일어나는 것을 바라지 않았고, 김대중 제거를 허가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광주의 비극은 저질러졌습니다. 여기에 그때 권력의 정점에 있었던 게 누구입니까? 전두환이었지요.

그래서, 우리는 남아 있는 산 자로서 그들을 따라갑니다. 우리가 그 노래를 부르는 것은 기억하기 위해서입니다. 저들이 그 역사를 지워버리려 하는 것, 우리에게 망각을 강요하는 것은 저들의 어두운 역사가 완전히 드러날 경우 저들이 계속해 권력을 누리고 유지할 수 없다는 위기 의식이 있기 때문이겠지요. 그것 때문에 우리는 더욱 더 가열차게 기억해내야 합니다. 우리에게 밝혀내야 할 진실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그래서 우리는 불러야 합니다.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한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
동지는 간데없고 깃발만 나부껴
새날이 올때까지 흔들리지 말자
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다
깨어나서 외치는 뜨거운 함성
앞서서 나가니 산자여 따르라
앞서서 나가니 산자여 따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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